지난 8월 25일 말레이시아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한 호텔에서 케이무브(K-Move) 해외현지 멘토링이 열렸습니다. 말레이시아 한국대사관과 코트라 쿠알라룸푸르 무역관이 주최하는 <말레이시아 한인 취업 박람회>와 연계한 행사였죠. 이 자리에는 면접 참가를 위해 한국에서 머나먼 타국을 방문한 10명의 말레이시아 취업 희망 청년들과 현지 유학생 30여 명이 참석했습니다. 행사 뒤 바로 채용면접이 예정돼 있어 모두 긴장한 모습이 역력했어요.



△말레이시아 쿠알라룸프르 ⓒ한국산업인력공단 



말레이시아. 일반적으로 싱가포르 옆 나라 혹은 휴양지 ‘코타키나발루’로 알려진 이 나라는 서남아시아의 대표적인 입헌군주제 국가입니다. 면적은 한국의 3.3배에 달하며, 전형적인 열대우림지대로 고온다습하고 소나기도 심심찮게 내리죠. 말레이계·중국계·인도계 등 다민족이 함께 어우러져 살고 있어 말레이어, 영어, 중국어가 통용되는, 글로벌 시대에 매우 적합한 특징을 지니고 있는 지역이기도 합니다.



산업구조는 팜오일(farm oil) 산업과 석유화학·플랜트·가스 등 중공업을 선두로, 호텔, BPO(Business Process Outsourcing; 핵심사업 이외 전 과정을 외부업체에 맡기는 경영방식. 호텔 관련 사이트 콜센터 등이 대표적임) 등 서비스산업 분야가 성장 중입니다. 수도 쿠알라룸푸르의 쇼핑 여건은 한국과 같거나, 어쩌면 한국보다 더 나은 수준을 자랑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말레이시아 취업을 희망하는 국내 청년들은 그다지 많지 않은 듯합니다.



국내 기업의 진출이 증가하고 있는 말레이시아 ⓒ한국산업인력공단 



이쯤 되면 ‘이렇게나 장점이 많은데 도대체 왜?’라는 질문이 나오지 않을 수 없습니다. 최근의 해외취업 통계를 확인해 봐도 우리나라 청년들의 싱가포르 취업자는 943명인데 반해, 말레이시아 취업자는 53명에 불과합니다. 1965년까지 말레이시아 연방에 속해 있던 싱가포르와는 사뭇 다른 모습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러분은 말레이시아에 대한 생각, 혹은 편견이 있으신가요? 한국에 비해 임금이 현저하게 낮을 것 같다. 해외까지 가는데 이왕이면 높은 임금을 받으며 일하고 싶다. 또한 어딘지 모르게 개발도상국의 느낌이 물씬 풍긴다. 이슬람 국가라는 것도 무섭다. 편견이지만 뉴스와 신문에서 그리 떠들어대니 신경이 안 쓰일 수가 없다. 주변에 싱가포르, 인도네시아 간다는 친구는 있어도 말레이시아에 간다는 친구는 잘 없다. 무엇보다 말레이시아가 어떤 나라인지 잘 모르겠다. 등등. 개인에 따라 여러 견해 차이가 있겠지만 한 가지 항목쯤은 ‘아, 맞아! 저렇게 생각해본 적 있어’라며 고개를 끄덕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말레이시아는 한 번쯤 가보고 싶은 국가이지만 해외취업을 하고 싶은 국가로 꼽기에는 어딘가 부족함이 있거나, 부족함이 있을 거 같은 선입견이 있습니다. 하지만 위와 같은 생각은 반은 맞고 반은 틀렸는데요. 우선 말레이시아의 임금 수준은 한국에 비해 낮은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그 낮은 임금도 현지인보다 1.8~2배 정도 높은 수준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일반적으로 한국기업과의 연계가 없는 말레이시아 내 기업은 굳이 한국인을 채용하려 들지 않죠. 취업비자,  EP(Employment Pass)는 또 다른 장벽입니다. 말레이시아는 자국민 보호정책이 강한 국가로, 외국인의 경우 경력이 3년 이상이어야 취업비자를 발급받을 수 있습니다.



한편, 인구의 70%가 신봉하는 이슬람 문화 덕분에 말레이시아는 치안이 안전하고, 일명 ‘칼출·칼퇴(정시 출·퇴근)’ 같은 최적의 근로조건을 보장합니다. (한국 기업은 예외로 합니다.). 물론 야근이 가능하며, 그럴 경우 남들보다 더 빠른 승진이 보상으로 주어질 수 있어요. 자기가 일하는 만큼 인정을 받을 수 있는 곳, 그곳이 바로 말레이시아입니다. 실제로 딜로이트에 근무 중인 K-Move 멘토의 경우 매일 같이 밤 11시까지 일하는 통에 다른 동료들이 모두 혀를 내두를 지경이라고 합니다. 하지만 그에 대한 보상으로 이례적으로 짧은 기간 안에 매니저(팀장급)로 승진을 했으며 여러 곳으로부터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있다고 해요. K-Move 멘토링 행사에 특강 멘토로 참여했던 사임다비(Sime Darby) 전무 역시 능력을 인정받아 억대 연봉뿐만 아니라 개인 기사, 주택 등을 제공받았다고 합니다.



△K-Move 해외멘토링 참여자들 ⓒ한국산업인력공단 



△말레이시아 한인 취업박람회 ⓒ한국산업인력공단 



△취업박람회에 참석해 교육을 듣고 있는 사람들  ⓒ한국산업인력공단 



△채용면접을 진행하는 모습 ⓒ한국산업인력공단 



종합해보면 말레이시아는 경력이 없는 신입들이 가기에는 다소 막막한 국가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일부 다국적 기업에서는 경력이 조금 부족해도 정규직으로 채용하는 경우가 왕왕 있지만 일반화하기에는 어려운 수준이죠. 하지만 현지 취업자에 따르면, 최근 한국기업의 진출 증가로 중간관리자의 필요성이 증대되고 있으며, IT·호텔·서비스 분야 역시 일정 수준의 인력수요를 계속 유지하는 편이라고 하니, 관련 분야 취업을 원하는 청년이라면 말레이시아를 한 번쯤 고려해 볼 것을 추천합니다. 나아가 경력자들에게는 더할 나위 없이 굉장히 매력적인 곳이 아닐까 싶습니다. 이직의 성공 가능성이 높고 경력개발과 현지 네트워크 형성이 용이하기 때문이에요. 해외취업의 종착점까지는 아니더라도 경유지의 역할은 톡톡히 해낼 수 있으리라 봅니다.



말레이시아. 인천에서 비행기로 6시간 20분이 걸리는, 멀다면 멀고 가깝다면 가까운 나라. 아직은 여전히 생소하겠지만 이 글을 통해 말레이시아를 단순히 싱가포르와 맞붙어 있는 나라가 아닌, 내 꿈을 펼칠 수 있는 세계무대 중의 하나로, 조금은 다른 시선 혹은 관심을 가지고 바라볼 수 있게 되기를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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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한국산업인력공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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